세계의 음악--경음악평론가 최경식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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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1/27 18:04
나의 음악이야기
1.
음악에 대한 취향은 어느 정도 타고난 것도 있겠지만,
어렸을 때의 주위환경이나 어떤 계기가 취향을 그렇게 몰고 가는 건지 모르겠다.
어렸을 때, 우리 집은 1녀 5남이었는데, 제일 위가 누나였고, 그 아래로 내리 남자 5형제 였는데, 나는 그중 3남 이었다.
당시 60년대에 이태리의 영화음악이 한창이었었는데, 부베의 연인( La Ragazza Di Bube), 죽도록 사랑해서(Sinno me moro), 태양은 외로워(L'Eclisse), 푸른 파도여 언제까지나(Mina - Il cielo in una stanza) 등 누나가 듣는 음악들이 굉장히 좋았었다.
지금와서 생각해도, 7080시절의 음악도 괜찮치만, 60년대엔 정말 주옥같은 음악들이 많았다.
▲영화 '부베의 연인'의 한 장면/클라우디아 카르디날레와 죠지 차키리스
한편으로 우리 집의 식모(가정부) 누나는 주로 이미자 노래 등을 흥얼거렸는데, 지금이야 뽕짝도 좋아하지만,
그때는 왜 그렇게 그게 혐오스러웠는지...
중학교 다닐 때, 점심시간에는 팝송을 학교에서 틀어주곤 했는데, 아직도 기억에 선한 게,
Matt Monro의 ‘Walk Away’, ‘The Music Played’, Ray Peterson의 ‘CORINA CORINA’,
폴 앵커, 닐 세다카, 스키드 데이비스, 엘비스, 클리프 리차드 등 스탠다드 팝송이 우리 가요보다 훨씬 유행했었다.
우리의 통기타가수들은 그 이후에 ‘포크송’이라 하여 통기타를 들고, 줄줄이 나왔었다.
72년 광화문 대성학원에서 재수하던 시절, 공부를 종로 2가 ‘칸토’라는 음악다방에서 팝송을 들으며 공부를 했다.
그때는 음악다방은 물론 분식집, 순두부집에서 까지 음악DJ를 두고 팝송을 틀어줄 정도였다.
그때 팝송 중에선 닐 다이아몬드(Neil Diamond)의 ‘Solitary Man’이 굉장히 히트를 쳤던 것 같다.
숯검둥이 눈썹의 싱어 송라이터인 닐 다이아몬드는 그 이후로도 공연과 판권 등으로 엄청난 돈을 모았던가 보던데,
몇 년 전 이혼을 하면서 위자료로 수천억을 지불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그때 명동의 쉘브루와 오비스캐빈 등도 유명했었지만, 가난한 재수생에겐 그림의 떡이었었다.
신촌에 있는 Y대에 입학하고 난 후, 마포에 있는 친척집을 간 적이 있는데,
거기서 '블루라이트 요코하마'로 유명한 이시다 아유미(Ishida Ayumi)의 LP판을 보았는데,
지금와서 생각해보니 이시다 아유미의 싱글 컬렉션판 이었는데,
반주를 그 유명한 탱고악단 알프레드 하우제(Alfred Hause Orchestra)가 한 것으로 자켓에 나와 있었다.
그 판을 들어보니, 블루라이트 요코하마 외에도, 수록곡 모두가 주옥같은 노래들이었다.
그것을 카세트 테잎에 녹음하여, 그 이후로 20여 년간 가지고, 집에서 카세트로 그리고 카오디오에서 들었었다.
지금은 그 테잎 대신 인터넷에서 다운 받은 MP3를 CD로 구워 가지고 자동차와 집에서 지금도 즐겨 듣고 있다.
이시다 아유미는 1968년 데뷔하여 ‘히트곡 제조기’로 불릴 정도로 엄청난 히트곡을 내었고,
10여년 간 가수로 활동하다, 영화배우로 전업하였다.
이시다 아유미의 노래를 수 십년 동안 들으며, 왜 그녀의 노래를 그렇게 좋아 하는가?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녀의 목소리는 골성(骨聲)이라고 하여, 콧소리(鼻聲)가 아니면서 아주 편안하고, 묘한 매력이 있는데다,
그 당시 슬로고고가 한창 유행했던 시기였는데, 그 리듬과 멜로디가 아주 기가 막히게 잘 매칭이 되었던 것 같다.
알프레드 하우제는 독일의 탱고 오케스터(Tango Orchester)로서,
어려서부터 이상하게 난 탱고음악을 굉장히 좋아했는데, 하우제 말고도
아리에 마란도(Arie Malando)-지금 유명한 젊은 대니 마란도(Danny Malando)가 아님-가 유명했었는데,
아르젠틴 탱고와 대비되는 콘티넨탈 탱고의 거장들이다.
몇 년 전에 돌아가신 하우제는 클래식을 전공한 바이올리니스트 출신이었고, 그의 악단은 클래식 오케스트라의 톤 앤 무드를 가지고 기품있고 우아한 연주를 들려주었다.
독일의 아리에 마란도는 어코디언 연주자 출신으로서 하우제보다는 12년이나 앞선 세대로서 오늘날 콘티넨탈 탱고로 연주되는 많은 곡들을 작곡한 작곡가이기도 하다.
내가 알프레드 하우제의 탱고음악을 어려서부터 지금까지도 좋아하는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보니,
부담스러운 클래식과 대중적인 음악의 중간에서 클래식의 기품을 잃지 않으면서, 비트와 리듬,
그리고 풀 오케스트라의 화려한 연주가 그토록 오랫동안 싫증나지 않으면서 어필하지 않았나 생각이 된다.
알프레드 하우제 오케스트라의 연주화면은 지금도 유튜브(youtube)에 들어가서 검색을 하면,
오래전 일본공연 실황연주를 볼 수 있다. 아리에 마란도와 알프레드 하우제는 자신들의 악단을 이끌고,
40년대 ~ 60년대 일본을 자주 방문하여 공연을 했다고 한다.
2.
나의 음악 취향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사람은, 대학교 1학년 시절이었던가...
그 당시 MBC-FM에 ‘세계의 음악’이란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그 프로를 진행했던 경음악평론가 최 경식 이란 분이 바로 그 사람이다. 1933년생이니 나보다는 딱 20년 연상이신데, 나의 Y대 선배이시기도 하다.
난 신문방송학과인데, 이 분은 정치외교학과 출신이다.
아주 담담하면서도, 진지한 목소리에 음악적으로 해박한 지식, 그의 얘기는 한마디 한마디가 머리에 쏙쏙 들어올 정도로 설득적이었다.
이 분의 취향도 다분히 나와 참 비슷한 것 같았는데, 클래식도 아니고, 그렇다고 너무 대중적이지도 않은...
프로그램이 '세계의 음악'이었지만, 다분히 유럽- 특히 프랑스와 이태리, 그리스 쪽의 음악과 영화음악 위주로 소개를 하였는데,
스크립터가 써놓은 원고를 읽는 스타일이 아니고, 자기 머리와 가슴 속에 있는 지식과 정서를 대본없이 이야기하는 스타일로 진행을 했기 때문에 더욱 설득적이었지 않나 싶다.
이분을 통해 프랑스의 경음악 오케스트라 - 폴 모리아, 프랑크 푸르셀, 카라베리, 레이몽 르페브르, 샘프레, 프란시스 레이 등등과 르네 클레망 감독의 영화음악, 아다모, 미쉘 폴나레프, 다니엘 리까리, 다리다, 실비 바르땅, 질베르 베꼬, 이브 몽땅, 등등
60년대와 70년대 초반의 이태리 영화음악, 니노 로타, 밀바, 미나, 질리오라 친케티, 니코 피덴코, 깐소네 입상곡 등
그리고 그리스의 영화음악 훼드라, 비키 렌드로스, 등등 주옥같은 음악들을
상세한 해설까지 곁들여 가면서 들으니 머리에 쏙쏙 들어올 수 밖에....
최근에 알게 된 사실인데, 내가 우리나라 여성보칼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최양숙(흔히들 샹송가수라고 부른다)이란 가수가 있는데,
최양숙이 최경식이란 분의 9살 아래 여동생이란다.
최양숙이란 가수가 내년이면 70살이 된다고 하니, 최경식 선배는 79세가 된다. 참 흐르는 세월은 어쩔 수가 없는가 보다.
난 음악을 들으며, 어떤 때 이런 생각을 많이 한다.
저 가수나 저 뮤지션과 동시대에 살고 있다는 것이 정말 큰 행운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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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을 어루만지는 음악이야기 바흐에서 김민기까지
페이지 199
도서관 소장 정보 국립중앙도서관
수도자들은 고독과 외로움을 별개의 것으로 안다. 하느님께서 함께하시는 고독과 사람이 그리운 외로움.
그러나 나는 고흐의 마지막 그림을 보고 나오면서 고흐의 외로움도, 굴드의 고독도, 결국 같은 인간적
차원에서 함께 이해하려 하였다. 그리하여 빈센트 반 고흐의 황량한 외로움, 또한 글렌 굴드의 철저한
고독, 그리고 내 마음속 보리밭 위 저 하늘의 까마귀 떼는 멀리멀리 날아갔고, 까옥까옥 울음소리의 그
외롭고 고독한 아리아만이 내 마음속 더욱 깊은 곳으로 파고들어 왔다. - 본문 중에서
상처 입은 마음을 치유하는 데 음악은 최고의 명약이다. 이 책은 우리나라 음악 평론의 원로인
저자의 70년 음악 편력을 풀어낸 음악 에세이다. 6?25 월남민으로 시작해 중앙정보부의 온갖
박해를 이겨내고 꿋꿋이 한 길을 걸어온 이 시대의 양심적 음악인, 최경식. 그의 삶에 녹아든
음악과 종교적 탐구의 절절한 기록이 감동적이다. 고독과 소외를 운명처럼 짊어지고 버거워하는
현대인들의 지친 마음에 이 책은 생명수 같은 청량감을 줄 것이다.
우리나라 음악 평론의 원로인 저자의 70년 음악 편력을 풀어낸 음악 에세이다.
6.25 월남민으로 시작해 중앙정보부의 온갖 박해를 이겨내고 꿋꿋이 한 길을 걸어온
이 시대의 양심적 음악인, 최경식. 그의 삶에 녹아든 음악과 종교적 탐구의 절절한
기록이 감동적이다.
[인터파크 도서 제공]
1 영혼을 어루만지는 음악
바흐와의 만남
구원을 노래하는 그레고리오 성가
축복받은 영성의 자유인, 윤복희
뉴 에이지, 영성의 세 작곡가
프리 뮤직의 명인, 강태환
음악의 원형을 찾아 신앙의 길로
영혼을 어루만지는 음악
2 음악, 고독과 환희의 이중주
김민기의 깊은 목소리
요요 마의 연주로 되살아나는 피아졸라의 탱고
장애를 극복한 두 성악가, 안드레아 보첼리와 토마스 콰스토프
사람과 사람, 음악과 음악의 경계를 허문 듀크 엘링턴
빈센트 반 고흐의 외로움과 글렌 굴드의 고독
빌리 홀리데이의 고단한 삶을 기리며
샹송을 노래하는 디바, 제시 노먼
자클린느 뒤 프레, 금빛 머리칼에 가려진 것들
3 나의 삶, 나의 음악
고통의 의미를 일깨운 나의 크리스마스
낯선 이를 맞아주던 여행지의 음악
북유럽 크루즈, 여로 끝의 찬가
보낼 수 없는 편지 1: 이북에 계신 김인숙 선생님께
보낼 수 없는 편지 2: 러시아 민요와 외삼촌의 추억
보낼 수 없는 편지 3: 파네뮐러 박사님과의 음악적 만남
레퀴엠을 듣는 시간
[출처] 나의 음악이야기-1|작성자 페라리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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